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코로나와 글로벌 브랜드

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이제 좀 진정되나 싶던 코로나19 상황이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시 안갯속에 진입하는 것 같습니다. 어쨌건 이미 길어진 팬데믹으로 오랜 기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호텔들이 문을 닫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. 밀레니엄 힐튼, 쉐라톤 팔래스, 르 메르디앙, 크라운 등이 매각되었고, 철거 후 주상복합으로의 재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.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의 메카였던 명동에서는 많은 호텔들의 휴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.

 

* Photo by Jievani Weerasinghe on Unsplash
코로나19가 전 세계 숙박시장을 얼어붙게 했던 2020년에는 글로벌 브랜드 호텔들의 실적 또한 가히 역대급이라 할 만큼 참담했습니다.

2019년 대비 2020년의 Systemwide* RevPAR를 보면, Marriott이 59.0%, Hilton이 56.5%, IHG가 56.4%, Hyatt가 67.3%, Accor가 67.7% 감소했습니다. 이 5개의 상장된 글로벌 브랜드 회사들의 실적을 종합해보면, 2019년 대비 2020년의 Systemwide RevPAR는 60.5%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 Hyatt와 Accor는 평균보다 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는데, 평균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큰 Accor의 영향이 더 컸을 것으로 생각됩니다.

 

* Data Source: Annual Reports (Marriott, Hilton, IHG, Hyatt, Accor, 2019-2020)
지역별로 보면, 미주 지역의 RevPAR가 58.6% 감소했던 것에 비해 기타 지역의 RevPAR가 63.6%로 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습니다.

Marriott의 경우 미주 지역이 57.7% 감소했고 기타 지역은 61.5%로 다소 높은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. Hilton의 경우 미주 지역의 53.3%에 비해 기타 지역의 감소 폭이 66.0%로 두드러지게 나타났고, IHG의 경우 Marriott과 마찬가지로 기타 지역의 감소세가 59.5%로 미주 지역의 54.4%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습니다. 반면, Hyatt의 경우에는 미주 지역과 기타 지역의 감소 폭이 각각 67.6%와 66.6%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, 유럽을 기반으로 한 Accor의 경우 미주 지역의 감소 폭이 76.6%로 기타 지역의 66.4%에 비해 두드러졌습니다. 객실수 기준으로 보면, 2020년의 미주 지역 포트폴리오 비중은 Marriott이 58.2%, Hilton이 77.1%, IHG가 58.0%, Hyatt가 66.2%, Accor가 13.2%였습니다. 즉, Hilton의 경우 미주 지역에, Accor의 경우 기타 지역에 대한 편중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반면, Marriott, IHG, Hyatt는 미주 지역의 비중이 다소 높은 수준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보였습니다.

 

* Data Source: Annual Reports (Marriott, Hilton, IHG, Hyatt, Accor, 2019-2020)
브랜드별로 나누어서 보면, 이른바 Life Style 브랜드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던 반면, 공통적으로 중저가 장기체류 브랜드들이 선방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
Marriott의 경우 W가 76.2%로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던 반면, Residence Inn이 45.0%로 비교적 선방했습니다. Hilton의 경우 Hilton이 66.9%로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고, Home2는 38.8%로 선방했습니다. IHG에서는 Kimpton이 79.9%로 5개 글로벌 브랜드사의 브랜드들 중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던 반면, Candlewood는 24.4%로 5개 글로벌 브랜드사의 브랜드들 중 가장 작은 폭의 감소를 보였습니다. Hyatt와 Accor의 경우 선방했다고 볼 만한 브랜드가 없었는데, 특히 Hyatt의 경우 Grand Hyatt와 Hyatt Centric이 동시에 70% 넘게 감소하며 안 그래도 포트폴리오 규모가 작고 Life Style 브랜드의 비중이 높은 Hyatt의 어려움을 가중시켰습니다.

 

* Data Source: Annual Reports (Marriott, Hilton, IHG, Hyatt, Accor, 2019-2020)
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호텔 산업의 상황은 호텔 산업의 대표 기업인 이들의 주가에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나타났습니다.

2019년 말 대비 2020년 말의 조정 종가를 비교해보면, Marriott은 $151에서 $130로 13.5%, IHG는 $69에서 $64로 6.3% 감소했던 반면, Hilton은 $111에서 $110로 0.5%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습니다. 호텔들의 운영 실적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크게 나타났던 Hyatt와 Accor의 주가는 각각 $90에서 $74로 17.7%, $47에서 $37로 21.5%의 감소세를 보였습니다. 글로벌 브랜드들은 호텔 매출과 연동된 수수료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호텔 매출 감소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편이지만, 공통적으로 호텔 매출의 감소 폭에 비해 주가의 감소 폭은 미미했습니다.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.

 

* Data Source: Historical Prices, Yahoo Finance
우선, 호텔의 매출 감소 폭에 비해 글로벌 브랜드 회사들의 매출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.

Marriott의 RevPAR가 59.0% 감소하는 동안 매출은 49.6% 감소했고, Hilton의 RevPAR가 56.5% 감소하는 동안 매출은 54.4% 감소했습니다. IHG의 RevPAR가 56.4% 감소하는 동안 매출은 48.3% 감소했고, Hyatt의 RevPAR가 67.3% 감소하는 동안 매출은 58.8% 감소했으며, Accor의 RevPAR가 67.7% 감소하는 동안 매출은 56.2% 감소했습니다. Hilton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에서 RevPAR 감소 폭에 비해 매출의 감소 폭이 대략 10% 정도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 가장 큰 이유는 2020년에도 글로벌 브랜드의 호텔 포트폴리오가 지속적으로 성장한 데 있습니다. 객실수 기준으로 각 글로벌 브랜드 회사들의 포트폴리오 규모는 Marriott이 1.8%, Hilton이 4.8%, IHG가 0.3%, Hyatt가 10.1%, Accor가 2.0% 증가했습니다. 즉, 개별 호텔들로부터의 매출은 줄었지만, 애초에 이 매출을 발생시키는 호텔들이 늘면서 회사의 매출은 상대적으로 그 영향이 덜했던 것입니다.

 

* Data Source: Annual Reports (Marriott, Hilton, IHG, Hyatt, Accor, 2019-2020)

 

한편, 매출 감소가 그대로 이익 감소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차단되었던 것 또한 중요한 이유의 하나로 생각됩니다.

2020년 매출 감소액 대비 당기순이익 감소액 비율을 보면, Marriott은 14.8%, Hilton은 31.2%, IHG는 34.0%, Hyatt가 49.7% 수준이었습니다. 다만, Accor의 경우 당기순이익 감소액이 매출 감소액을 초과하여 115.9%를 기록했으나, 자본 규모를 고려하면 충분히 흡수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추정됩니다. 물론 어느 회사도 2020년 당기순이익이 흑자였던 곳은 없습니다만, Accor를 제외하면 대부분 효과적인 비용 관리를 통해 매출 감소의 영향을 완화시켰던 것으로 보입니다. 특히,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클수록, 즉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곳일수록 비용 관리에 강점을 보였는데, 2020년 회사별 연차보고서를 보면 객실수 기준으로 Marriott은 164만 실, Hilton은 101만 실, IHG는 89만 실, Hyatt는 23만 실, Accor는 75만 실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.

 

* Data Source: Annual Reports (Marriott, Hilton, IHG, Hyatt, Accor, 2019-2020)

 

마지막으로, 코로나19 상황으로 갈 곳을 찾지 못한 시장의 유동자금 일부가 글로벌 호텔 브랜드에 흡수되었던 것이 또 다른 이유로 생각됩니다.

경기 변동에 따른 주기가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호텔 산업에서 지금을 저점으로 보는 시각이 보편적입니다. 그리고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그 뒤에 가파른 성장이 따르게 된다는 것 또한 이미 많은 이들에게 학습된 것으로 보입니다. 다만, 코로나19의 파괴력이 충분한 체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을 넘어뜨릴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, 이미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이들에게 자본시장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 같습니다. 특히, 유독 미주 지역 편중이 심하게 나타나는 Hilton의 경우 글로벌 포트폴리오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더 많은 관심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. 앞서 말한 바와 같이 2020년 말 Hilton의 포트폴리오에서 미주 지역 비중은 77.1%로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보다 컸습니다.

 

* Designed by slidesgo / Freepik

 

지겹도록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어떻게 끝나게 될지 아직은 알지 못합니다. 그리고 그 긴 터널의 끝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아직은 알지 못합니다. 그러나 어두운 밤이 지나면 밝은 해가 떠오르듯, 분명 언젠가는 이 시기를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. 한편, 이처럼 역동적인 부침을 겪으면서 점점 더 데이터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됩니다.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들도 시간이 흐른 후 그 기록을 뒤지다 보면 규칙이 보이기 시작하는 때가 있고, 그 규칙들은 우리에게 많은 얘기를 들려줍니다. 이때 우리가 그 얘기에 귀를 기울일수록 같은 실수의 재발 빈도가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사실만은 불변의 진리인 듯 합니다.

 

이 글은 글로벌 호텔 브랜드 포지셔닝의 데이터를 근거로 작성되었습니다.

 

* Systemwide: 회사별로 의미에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글로벌 호텔 브랜드사가 소유 호텔의 직영, 타인 소유 호텔의 위탁운영,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영업에 관여하는 호텔들 전체를 의미. 대응되는 개념인 Comparable의 경우 직영 또는 위탁운영의 방식으로 운영하는 호텔들 만을 포함.